안드로이드 [명사] :
인간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인간과 닮은 행동을 하는 로봇.
또는 그런 지적(知的) 생명체.
「최고의 기계 공학자가 만든, 최고의 간호용 안드로이드 BS-20220121」
3년 전, 세상에 그녀를 발표했을 때 언론은 그리 극찬하였다.
인간과 구분이 안 가는 섬세함, 위급상황이 닥쳤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문제 해결능력,
외로운 이들을 위해 말동무가 되어줄 수 있는 소통력. 세상은 그녀를 갈망하였다.
부디, 나에게도 저런 안드로이드 친구가 있기를 바란다면서.
허나 아이노 세츠나가 ‘보쿠노 세카이(僕の世界)’라 이름짓고 그녀 옆에 묶어둔 이상
그녀는 다른 이에게 갈 수 없었다.
본래부터 아이노 츠바사가 세츠나를 위해 제작한 안드로이드였지만.
그렇게 전세계가 이목을 끌던 세카이는 점점 잊히고,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은 세츠나가 머물던 병원 관계자라던가,
안드로이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뿐이었다.
그들 사이에서 세카이는 ‘안드로이드계의 나이팅게일’이라 불린다고.
다만 그것도 1년 전까지의 이야기다.
세카이가 세츠나 노릇을 하게 된 이후로는 정말 극소수의 인원만 그녀를 또렷하게 기억하였다.
인형의사에 대한 재능은 그다지 뛰어나지는 않았다. 세츠나가 죽은 이후로 인형의사에 관련된 지식을 습득하였지만
세츠나만큼 멋지게 인형을 고치지는 못했다. 기술적으로는 완벽했으나, 세츠나의 공방을 자주 방문했던 아이가 말하였다.
‘인형이 분명 다 나았는데, 어딘가 텅 빈 느낌이 드는 건 제 착각일까요?
세츠나, 인형이 너무… 슬퍼보여요. 슬픔 때문에 구멍이 뚫린 거 같아.’
세츠나를 연기하는 세카이는 미안하다는 말밖에 못했다. 그녀의 슬픔이 인형에도 스며든 것이었을까.
그래도 그녀가 인형을 보기좋게 고쳤기에 별말은 나오지 않았다.
아이노 세츠나의 목소리가 들어있는 소형 녹음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