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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끝은 언제나 이별이지.

영원한 사랑 같은 건 없다는 거 애초부터 알고 시작 했잖아.

그래도 사랑이 너였는 걸.

: 새벽 세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中, @ your_3am

자신의 세상은 검었고, 너덜해진 날개는 펼칠 힘이 없었다.

이미 알고 있었잖아.

 

모두 괜찮은 줄 알았다. 괜찮아 질 줄 알았다.

멍청하기 그지 없다.

 

세츠나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을 무렵 부터, 깊은 우울증에 시달렸다. 세츠나를 위해 만들어 세운 자신의 목표,

하지만 세츠나 조차 치유하지 못한 자신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 더는 의미 없다고 생각했다.

희망에 목 매며 죽도록 자신의 연구에 집착했다. 주변에서는 그를 말릴 정도로 과도한 일을 실행했으며,

그녀가 살 수 있다면 자신은 죽어도 좋다고 했다.

사실은 알고 있었다. 자신은 끝내 그녀를 구할 수 없었던 것을.

눈 앞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언제나 옳지 못한 선택을 한다.

절망적, 자기 부정적, 망각

나는 다 괜찮은 척 너를 만들고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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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NO TSUBASA

01. 기적 따위는 존재 하지 않는다. 희망을 사랑했지만 절망에 가득 찬 남자.

02. 세츠나, 그 외에는 시선을 줄 여유가 없었다.

 02 - 1.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다. 그가 재단을 설립함은 진심이었으니, 다만. 지금은 세츠나 외의 타인은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02 - 2. 세츠나가 아니잖아?

03. 너를 추모하며 머리를 땋았다. 나를 잡아주길 바라며.

# BOKUNO SEKAI

" BS - 20220121 가동 시작. "

인간과 완벽하게 유사한 간호용 안드로이드. 제 생의 단언 최고라고 할 수 있는 걸작.

무엇이든 금방 만들어버리는 츠바사의 손에서도 한참의 시간이 걸렸다. 얼마나 연구실에서 움직이지 않았던 걸까,

어느날은 너무 피로에 지쳐 쓰러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만큼 성과는 대단했다. 인간의 감정을 이론적이라도 이해할 수 있고,

간호용 인 만큼 의료적인 지식들, 문제 해결 능력. 앞서 만들어진 안드로이드보다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다.

또한 부품이 조금 무거운 것만 제외하고는, 온기와 부드러움을 가져 완벽하게 인간과 같았다.

이미 그녀의 존재는 누군가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 졌기 때문에, 세상에 그녀를 내놓을 때는 단순히 간호용 안드로이드 만을 밝혔다.

그녀와 유사한 안드로이드를 미리 내놓았으니, 간호용 안드로이드 라는 것도 언제나 받던 극찬 속으로 숨겨 놓았다.

단 하나뿐인, 너를 위한 선물.

남들처럼 호화롭거나 즐거운 파티를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편안한 집에서 단란한 식사 정도는 가능 했겠지. 네가 병실을 나와, 오랜만에 집으로 향한 날 이다.

준비한 게 있어요, 따라와 줄래요? 그렇게 네 눈을 한 손으로 가리는 시늉을 하며, 한 손으로는 네 어깨를 잡은 채 조심스레 발 걸음을 옮겼다.

까륵 웃음소리를 내던 너는 그리 사랑스러웠다.

손을 거뒀다. 제 옆에서 기대를 잔뜩 품은, 자신보다 조금 더 밝게 붉은 눈동자가 반짝였다.

작은 머리통 위를 쓰다듬으며 남자는 잔잔히 말을 이었다.

" 생일 축하해요, 세츠나. "

아이는 기쁜 듯 재잘거리며 안드로이드 앞을 맴돌았다.

미묘하게 두 아이들을 닮은, 세츠나를 조금 더 닮은 안드로이드가 서서히 눈을 떴다.

붉고 푸른 눈이 앞의 두 사람을 응시했다. 푸른색 눈을 제외하면, 세츠나와 쌍둥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그리 닮은 아이가.

세츠나는 그 아이에게 이름을 지어 주었다. 그래서 나도, 너를 따라 아이를 이렇게 불렀다.

보쿠노 세카이 (ボクノセカイ)

나는 세카이를 자신이 만든 안드로이드, 그 이상 으로 여겼다.

세츠나에게 단짝같은 친구가 되어주며, 그녀에게 소중한 것은 내게도 소중했다.

어느덧 나와 세츠나, 그리고 세카이가 되었다.

두 남매가 아닌, 세 남매. 소유물이 아닌 가족.

아이들이 함께 지내는 것을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행복했다.

두 아이는 나의 희망이며 발돋움이 되어 주었다.

그랬었다. 

# AINO SETSUNA

시한부 였던 나의 동생.

지금 츠바사는 놀랍게도 아무렇지 않은 척 세츠나를 보고 있다.

세츠나의 모습을 하고 있는 자신의 안드로이드. 세카이를 보고 있다.

그녀는 츠바사에게 단 하나뿐인 보물이다.

자신을 일으켜 세울 수 있고, 자신의 길을 만들어준, 정말 그에게는 사랑의 순간을 만들어준 아이.

그녀의 이야기를 언제나 입이 닳도록 이야기 했다.

그녀의 병실에 앉아 하루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고, 인형을 만들고. 그리고 병실에 있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그녀가 해주며 자신을 키워 나갔고

성장 할 수 있었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동생을 아끼고 사랑한 남자는,

아이가 죽을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애써 부정했다.

네가 원하는 것을 만드는 일도 즐거웠다.

너와, 내가, 그리고 세상이 함께 있는 것이 행복했다.

그녀가 숨을 끊던 마지막 날, 나는 나의 안드로이드에게 급한 용무가 생겼다고 거짓말을 했다.

세카이는, 그것을 어떻게 생각 했을까. 그 자리에 서 있을 용기가 나지 않아서 나는 그렇게 도망쳤다.

그곳에는 저 보다 똑똑한 네가 더 잘 어울렸을 거라 생각하며. 나는 끝까지 겁쟁이였어.

그럼에도 존재하지 않는 동생의 존재를 찾는 나는, 손가락질 받아 마땅했다. 지독히도 싫어하는 절망의 늪에 빠진 나 조차도 외면했다.

그녀가 되살아 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츠바사는, 

그 누구도 행복하지 못할 선택을.

# 나의 세상, 나의 사랑

그날은 나에게 장례가 아닌 휴가, 공식에는 그렇게 기록 되어 있다.

언제나 밝은색 옷을 걸쳤다.

처음 검은 정장을 사들일 때도, 언제 이 옷을 입을까 라는. 알면서도 모를 말 들을 하곤 했다.

모든 사람들이 세츠나의 밝은 모습만을 기억하길 바랐다.

그래서, 병원측에서도, 주변 그 어떤 언론에서도 세츠나의 이야기를 하지 않길 바라며 숨겼다.

세츠나가 세상에서 떠났다는 사실은 아주 소수의 사람들 만이 알게 되었다. 츠바사, 너는 그걸, 받아 드렸을까?

...

" 세츠나로 살아가 줄 수 있어? "

아이노 세츠나가 되어 달라는 그 말, 너는 내게 다시끔 물었다.

아마, 손 볼 수 없을 만큼 망가져서. 나는 무슨 생각으로 그 말을 했는지도 모른다.

그 공허함을 세츠나 만이 채워줄 거라고 생각했다. 자신을, 혹은 너를 갉아먹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저를 갉아먹는 망각 보다도 세츠나를 잃은 공허함이 나를 온전히 지배했기 때문에. 

그로부터 며칠, 네 시스템을 변경하고 수리했다.

세츠나를 위해 만들어진 너를, 나를 위해서 바꾸었다.

세카이를 지웠다.

세츠나만 남을 수 있도록. 네게 남겨진 세츠나의 기억을, 너로 바꾸었다.

너는 세츠나가 되었다.

 

온전히 세츠나가. ... 되었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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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쿠노 세카이 / 제 손으로 만들어 낸 안드로이드. 혹은,

나의 또다른 가족.

세츠나를 연기하고 있는 나의 안드로이드.

지금의 츠바사는, 세카이가 아닌 세츠나로 여기고 있다. 세카이를 지워버릴거니 ? 정말 그럴 수 있을까.

세카이 비설 관계.png

네가 나를 위해 포기한 것들이 나를 건드리는 방식이 관계되어 있었고

그런 나를 보는 너의 표정이, 무엇보다 어떤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 두 사람이 동시에 도달하는 침묵의 농도와 빛깔,

어떻게 해도 건너갈 수 없던 그 여울의 세찬 물살이 관계되어 있었다.

: 윤이형 <루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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