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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에 만난 '상상친구'에 대한 맹목적 믿음과 동심, 그로 인해 생겨난 기행적이고 아이같은 성격.

:: 성격 탓에 또래와 잘 어울리지 못한데다, 그녀의 재능을 향한 주위의 질투로 일어난 악질적 따돌림.

:: 약 7년동안. '가족을 지키기 위해' 한 한 가지의 거짓말

✦ 하나뿐인 내 친구!

그녀에겐 오랜 세월을 함께 보낸 '상상친구'가 있었다.

말 못하는 인형에게 이름을 지어주거나, 어른들이 보지 못하는 투명인간과 대화를 하거나...

그런 상상친구를, 어릴 적에는 누구나 흔히 있었고, 대화하고 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는 한때의 추억이 되어 잊혀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녀는 나이가 20을 넘긴 지금도 아직 그 환상을 굳게 믿고 있다.

그녀가 물 속에서 헤엄치고 있을 때만 만날 수 있던 상상친구, 이름은 '슈가'.

그녀가 아주 어릴적, 다리에 쥐가 나 물에 빠질 뻔 해 잠시 슬럼프가 온 적이 있었다.

물에 두려움이 생겼을 때, 상상친구 '슈가'와 처음 만났고, 슈가는 그녀의 손을 잡아 이끌며 물을 다시 사랑하게끔 만들어주었다.

걷는 법보다 물 속에서 발장구치는 법을 먼저 배웠고, 친구와 대화하며 노는 것보다 혼자 수영하는 걸 더 당연하게 여기며 살았다.

그런 그녀에게 생긴 첫 '상상친구'란 가짜임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각별할 수 밖에 없었던 존재였다.

슈가가 인간이 아닌 해파리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마린은 그때부터 해파리 인형을 좋아하게 되었다. 

 

괴짜같은 언행과 기행적이고 엉뚱한 사고방식은 이때 형성되기 시작한다.

그녀는 여전히 아이에 머무른 것처럼 행동했고, 여타 다른 또래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슈가가 말을 걸지 않게 된 것은 7년 전, 자신의 꾀병이 시작된 후부터다.

그 이후로 마린은 슈가가 다시 자신에게 말을 걸어주길 기다리며,

모든 사람들을 슈가로 지칭하게 됐다. 혹시 네가 내 슈가야? 

✦ ...어두운 건 무서워, 손 잡아주면 안 돼? 슈가.

그녀가 한 때 '워터블룸 달링'이라는 팀명으로 팀 경기에 나갔다는 사실은 공공연히 알려져 있으나,

왜 팀에서 탈퇴하고 솔로로 전향하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르고 있다. 

 

그녀는 팀 내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선수였다.

경기가 끝나면 반드시 그녀에게만 쏟아지던 인터뷰, 관중과 심사위원들의 시선 또한 오롯이 그녀 혼자 독차지했다.

그녀를 향한 러브콜은 끊이질 않았고 심지어는 연습이 끝난 체육관 앞에 찾아와 영입시도의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이유는 그저 단순했다, 그녀가 감출 수 없는 재능을 타고났기 때문에.

그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전문가들은 지나칠 수 없었던 것.

재능을 인정받아 결국 초세계급의 칭호까지 손에 넣자, 팀 내에서 그녀에 대한 질투와 반발심은 극에 달하게 된다.

아이같고 엉뚱한 언행과 남들이 흔히 '이상하다'고 하는, 튀는 행동을 일삼던 그녀였다.

이 성격 탓에 다른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기도 했기에,

'재능만 믿고 건방지게 타인과 어울리려 들지 않는다'는 이유를 붙여, 그녀를 어두운 탈의실에 수차례 가뒀고,

그로 인해 묶이거나 어두운 공간에 갇히는 걸 두려워하게 됐다.

 

사건은 급격히 상태가 나빠진 마린에 대해 추궁하자 선수들 중 한 명의 양심고백으로 일단락되었고,

그녀는 집에 있는 개인 수영장이나 욕조에서만 시간을 보내며 다시는 팀 경기에 출전하지 않게 된다.

✦ 거짓말쟁이 바다눈, 아이의 고집으로 범벅이 된 심해.

7년 전, 아버지는 무리한 선수 생활로 아이가 너무 지친 것이 아니냐며,

자꾸 헛것을 보는데다 또래와도 어울리지 못한다고 어머니를 탓했고, 부부싸움으로 크게 번져 이혼까지 다다를 위기에 놓인다.

대화를 엿들은 그녀는 가족을 지키고 싶다며, 돌아갈 곳이 없어지는 건 싫으니까,

이런 불안함을 원치 않는다고 펑펑 울었고, 슈가는 한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꾀병을 부리는 건 어때, 그렇게 하면 마린이 너무 신경쓰여서 마마와 파파가 싸우는 걸 멈출 수 있을거야.

 

"마마, 나... 걸을 수 없게 됐어!"

의사는 어디에도 특별한 외상이나 신경 손상이 보이지 않는 점도 그렇고,

땅이 아니라 물 속에선 다리를 멀쩡히 움직일 수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정신적인 문제 혹은 스트레스 탓에 신체에서 걷는 행동을 거부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가의 말대로 부모님은 크게 죄책감을 느꼈고,

이렇게 서로 싸우기보다는 가엾고 불쌍한 마린을 더 사랑하고 아껴주자며 화합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마린은 자신의 꾀병을, 가족을 위한 '희생'으로 여기고 있다.

다리를 내어주고 가족의 화목을 지켰다면, 충분히 가치있는 거래였다고. 있잖아?

바다눈은 사실, 동물의 사체같은 게 눈처럼 되어서 심해에 내리는 거래.

내가 그렇게, 물거품대신 눈이 되어 한 순간에 사라지기 전에... ...그 전까지는 행복하게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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